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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말
바닷물이 발을 적실 만큼의 짧은 시간 동안 나는 웃는 얼굴을 하면서 슬퍼하고 있었다. 넓은 바다가 나에게 말을 했다.
"뭐가 그렇게 슬프니>"
나는 대답했다.
"사람들은 나의 진심을 몰라주는 것 같아요. 매번 진심을 꺼내기도 전에 나를 떠나고, 나는 그런 것이 두려워 진실도지 않은 나를 보여주려 해요. 참 답답하죠."
그러자 바다가 마치 정신을 차리라는 듯 나의 발을 한 번 더 적시며 말을 했다.
"나도 그래. 사람들은 나의 겉부분에서만 머무르다가 떠나가고, 나의 깊은 속은 무섭다고 보지 않으려 해. 하지만 그렇다고 좌절하면 될까? 나의 깊은 속은 아름답게 가꾸지 않아도 될까?
아니야. 나는 사람들이 나의 겉부분만 본다고 해도 마음을 가꾸는 것을 멈추지 않아. 나는 지금 많은 생명을 품고 있고 넓은 희망을 품고 있거든. 아는지 모르겠지만 너의 발을 적시는 부서지는 파도 또한 나의 깊은 속에서 흘러나온 거잖니."
바다의 말을 들은 나는 알았다. 깊은 마음에서 흘러나온 것들이 아름답기 위해서는 곁에 머무르고 떠나가는 사람들을 원망할게 아니라 그런 것들을 신경 쓰지 않은 채 나를 계속 가꿔야 한다는 것을.
< 다정하게 - 조성용(흔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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