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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맨
허무함 상대의 가벼운 속마음도 모른 채 사람에게 깊게 기울이고 몇달, 아니 몇 년 사랑하다 보면 그때 깨닫게 되는 거지. 사람에게 진심을 다해봤자 돌아오는 건 사랑했던 사람이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허무함이라는 걸.
아픈 기억 잊지 못한겠다면 기억해요. 며칠을 시달렸던 그 상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당신이 왜 괴로웠는지. 당신이 누구 때문에 찢어질 듯이 아프고 엉엉 울었던 건지. 잊을 수 없다면 기억해요, 그 상처. 다시 그 속에 빠지고 싶지 않다면.
괜찮다 당신이 힘들었던 것을 안다. 돌고 돌아 내 앞에 도착하기 전까지 무수히 걸었던 발걸음들을 안다. 나는 옆에서 걸어주면 그만이지만 당신은 견뎌야 할 게 많다. 우리에게 세상은 정 없이 잔인하지만 당신은 은근히 여리다는 것을 안다. 언제나 당신 옆에는 내가 있다. 당신이 곧 쓰러질 나무라고 해도 다 괜찮다. 내가 땅이 될 테니 서로의 삶을 부등켜안고 살면 된다.
사람 사람은 믿지 않는 나지만 사랑은 항상 믿을 수 밖에 없이 다가오고 사랑에 깊게 믿음을 쏟았다가 사람을 믿지 않게 되겠지.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을 때 마음에 상처를 남기지 않고 그냥 그럴 수도 있구나 하고 넘기는 여유를 배우면 좋았을 걸.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니 싫어하는 사람 또한 있겠구나하고 너무 깊이 아파하지 말걸.
과정 힘들어하는 게 당연해. 네가 겪은 아픔을 나는 이해해. 세상에 일부러 실수를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다 부족하고 미숙한 탓에 저지르는 것이지. 너무 좌절하지 말고 상심하지 마. 다음에 더 신경 쓰고 조심해서 더 나은 내가 되어 가면 되는 거니까.
방향 마음이 얼마나 뜨거운지 그건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 사람이 나를 위해 버리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것도 상관이 없다. 중요한 건 방향이다. 같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 내가 걷는 방향으로 서서 옆에 말동무가 되어주며 걷는 것. 결혼을 한다면 나와 겉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야겠다. 같은 곳으로 늙어갈 줄 아는 사람. 같은 곳으로 가는 따뜻함.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공원을 함께 걷는 것부터 시작하라. 바람이 불고 어둠은 내려앉겠지만 그렇게 오래 걸어보아라. 결국, 사랑은 같은 곳으로 걷는 일이니까.
오늘은 이렇게 꿈꾸는 모든 것, 계획하고 있는 모든 것. 상상만큼 잘 될 거라고 믿자. 셀레는 마음을 들고 집 밖을 나서자. 오늘 하루 만큼은 쉽게 웃고 감정에 솔직해지자. 내가 가진 시간을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자. 아름다운 것을 경계하지 말고 감격하자. 찬란한 것을 앞에서 빛을 잃지 말고 조금 흐릿한 내가 있어야 하나의 명암이 된다고 생각하자. 당신이 가진 하루. 그 하루를 탐내는 사람이 많아지도록. 당신이 가진 마음 그 마음에 감탄하는 사람이 많아지도록.
애매하지 않게 애매하지 않게 대해줬으면 좋겠어. 너는 항상 곁에 아무도 없다고 하면서 자꾸 누군가를 두고, 입은 외롭다고 말하면서 정신은 다른 사람과 길을 걷고 있잖아. 나는 감정 회복이 늦어. 그래서 마음을 쏟은 뒤에는 한참을 슬퍼해야 해. 괜찮아질 방법은 너뿐인데 날 이렇게 만든 게 너라면 그때는 참 곤란해져. 감정을 쉽게 내뱉지 말아줘. 내가 아니라면 나에게 오지도 말아줘. 나는 마음이 넓은 사람이 아니야. 그릇도 작아서 많은 사람을 담지도 못해. 싱거운 사람이긴 해서 사랑을 건강하게 할 수는 있지만 네가 만약 간을 본다면 나를 제대로 알지 못할 거야. 너는 참 괜찮은 사람이라 선택지가 많겠지만 나는 너 하나라 상처가 커. 그러니 내가 아니라면 제발 너의 사람이 나인 척하지마. 내가 아무리 아파해도..
순간 사랑에 실패한 순간이 내게도 있었지. 그때는 세상을 잃은 것 같았어. 물론, 아주 잠시 행복하기도 했지만 그건 네 맘을 알기 전, 착각 속에 살 때였어. 매일을 너에게 쏟았지. 내가 그렇게 예쁜 말을 할 수 있는지도 몰랐고, 그냥 순간순간 나보다 너를 더 신경 써서 그랬는지도 몰라.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넌 어디서 뭘 할까. 억지로 외면하려 노력해. 잘 지내고 있겠지만 덕분에 위태로운 사랑을 하면서도 종종 웃었어. 고마워. 나의 몇 계절 속에 살던 낭만.
정의 내가 생각하는 사랑의 몇 가지 정의. 첫 번째, 사랑은 나의 일상에 누군가를 보태는 일이다. 사랑을 하기 전에는 나의 일상에만 집중했다면 사랑을 시작한 뒤에는 연인의 일상 또한 나의 삶에 스며든다. 그게 긍정적이 될지, 부정적이 될지는 모르는 거지만 어쨋든 나의 일상에 연인을 보태면 새로운 일상이 만들어지고 그 일상을 사랑하게 된다. 두 번째, 사랑은 무조건적으로 감싸주는 게 아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잘못을 했다면 그 부분은 고쳐가도록 도와주는 게 맞다. 세 번째, 믿음이 기반이 된 행위가 사랑이다. 모든 인간관계에서 믿음이라는 가치는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 감정을 많이 소모하는 것이 바로 사랑인데, 만약 믿음이 없다면 관계가 얼마나 괴로울지 생각해보아라. 상상력은 사람을 황홀하게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