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맨
관계의 허무 나는 내 사람이다 싶으면 그 사람의 일도 나의 일인 것처럼 아파한다. 어쩔 땐 당사자보다 더 몰입하기도 하고, 도와주기도 한다. 그런데 정작 그 사람들이 나를 소중히 생각하지 않으면 그게 너무 슬퍼서 결국 모든 관계가 허무해진다. 가끔은 이런 내가 원망스러울 때도 있다. 내 인생도 제대로 책임지지 못하면서 남의 삶에 자꾸 관심을 가지고 힘들어하니까. 나만 소중하게 생각하는 인연이 불러오는 아픔을 알면서도 멈출 수가 없으니까, 참 바보 같다. 하지만 결과가 허무하다고 해서 그 사람의 일을 외면해버리면 과연 괴롭지 않을까? 해도 걱정, 안 해도 걱정이라면 차라리 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최소한 나는 그 사람들에게 절실했던 거니까,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았을 때 내가 줬던 것들엔 전혀 후회가 없겠지..
사람을 미뤄두기로 했다 당분간 사람을 미뤄두기로 했다. 사랑을 잠시 떠올리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일이 너무 바빠서 여유가 생기지 않는 것도 아니고, 사람에게 받은 상처가 저릴 만큼 생생해서 무서운 것도 아닌데 어쩌자고 나는 사람을 미뤄두기로 했을까. 완전하기 않은 사람이라 그랬던 걸까, 완벽한 사랑을 몰라서 그랬던 걸까. 사람을 미뤄두는 것조차도 확실한 이유가 없는 게 나란 사람인데 이런 나에게도 자꾸 연락이 온다.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고 설명해도 연락이 온다. '혼자 좋아하면 된다'라는 말로 자꾸 다가온다. 신경 쓰이지 않는 척하지만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 게 이 사람 작전에 휘말린 것 같아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가만 생각해보면 나는 누군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이렇게까지 노력한 적 있었다. 아니,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