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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맨
정의 내가 생각하는 사랑의 몇 가지 정의. 첫 번째, 사랑은 나의 일상에 누군가를 보태는 일이다. 사랑을 하기 전에는 나의 일상에만 집중했다면 사랑을 시작한 뒤에는 연인의 일상 또한 나의 삶에 스며든다. 그게 긍정적이 될지, 부정적이 될지는 모르는 거지만 어쨋든 나의 일상에 연인을 보태면 새로운 일상이 만들어지고 그 일상을 사랑하게 된다. 두 번째, 사랑은 무조건적으로 감싸주는 게 아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잘못을 했다면 그 부분은 고쳐가도록 도와주는 게 맞다. 세 번째, 믿음이 기반이 된 행위가 사랑이다. 모든 인간관계에서 믿음이라는 가치는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 감정을 많이 소모하는 것이 바로 사랑인데, 만약 믿음이 없다면 관계가 얼마나 괴로울지 생각해보아라. 상상력은 사람을 황홀하게 하..
사랑, 이별 마지막을 생각하고 저지른 일이 아닌데 마지막이 되어버리면 참 막막하고 먹먹한 게 사랑. 하룻밤 사이에 모든 불쌍한 문장을 떠올리게 만드는 게 이별.
사람을 미뤄두기로 했다 당분간 사람을 미뤄두기로 했다. 사랑을 잠시 떠올리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일이 너무 바빠서 여유가 생기지 않는 것도 아니고, 사람에게 받은 상처가 저릴 만큼 생생해서 무서운 것도 아닌데 어쩌자고 나는 사람을 미뤄두기로 했을까. 완전하기 않은 사람이라 그랬던 걸까, 완벽한 사랑을 몰라서 그랬던 걸까. 사람을 미뤄두는 것조차도 확실한 이유가 없는 게 나란 사람인데 이런 나에게도 자꾸 연락이 온다.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고 설명해도 연락이 온다. '혼자 좋아하면 된다'라는 말로 자꾸 다가온다. 신경 쓰이지 않는 척하지만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 게 이 사람 작전에 휘말린 것 같아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가만 생각해보면 나는 누군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이렇게까지 노력한 적 있었다. 아니, 눈..
사진첩 사랑은 사진이 빛이 바랬다고 새로운 사진을 찍는 게 아니라 우리 이렇게 오래 만났구나 하고 그 사진을 오래오래 간직하는 것이고, 사랑은 음식이 식었다고 새로운 음식을 시키는 게 아니라 그 음식에 다시 따뜻함을 불어 넣는 일이다. 사랑은 갈아치울 수 있는 부품 같은 게 아니다. 기계에서는 어느 부분이 고장 나면 간편히 교체할 수 있지만, 사랑은 그럴 수가 없는 것이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과 마음껏 사진을 찍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았던 적이 있어서 이제는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흔적이 될지 잘안다. 기록하지 않으면 순간으 스쳐가고, 스쳐간 순간들은 점점 바래진다. 뒤늦게 사진첩을 뒤적거렸는데 그 때 그 순간이 없다면 허무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클 테니, 우리 사진을 찍자. 사랑하는 동안은 그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