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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맨
한숨의 깊이 쉽지 않다, 살아가는 것. 원하지 않는 것들과 이별하는 것. 무언가를 넘치게 줘서 후회하는 것보다 더 주지 못해서 나오는 한숨이 훨씬 깊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관계는 신기하게 늘 끝나서 만회할 수도 없게 더 어려워지지. 예전부터 쉽지 않다고 느꼈던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 말이야.
사랑할 때의 최선 나는 늘 사랑할 때 갑이 되려고 노력한다. 내가 상대를 더 좋아하고 사랑하는 갑에 되겠다 하는 거다. 내가 더 많이 사랑을 하는 쪽이 되도록, 상대가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내가 상대를 더 많이 좋아하겠다는 말이다. 사랑함에 있어서 갑이 된다면 후회와 미련은 흐릿하게 온다. 예전의 나는 최선을 다해서 사랑하면 후회와 미련은 절대적으로 없다고 말하던 사람이었는데, 이제 와서 보니 그건 아닌 것 같다. 아주 흐릿해지기만 할 뿐. 아예 사라지는 것은 없다. 더 많이 사랑해도 후회되는 것은 항상 있을 것이다.
관계의 허무 나는 내 사람이다 싶으면 그 사람의 일도 나의 일인 것처럼 아파한다. 어쩔 땐 당사자보다 더 몰입하기도 하고, 도와주기도 한다. 그런데 정작 그 사람들이 나를 소중히 생각하지 않으면 그게 너무 슬퍼서 결국 모든 관계가 허무해진다. 가끔은 이런 내가 원망스러울 때도 있다. 내 인생도 제대로 책임지지 못하면서 남의 삶에 자꾸 관심을 가지고 힘들어하니까. 나만 소중하게 생각하는 인연이 불러오는 아픔을 알면서도 멈출 수가 없으니까, 참 바보 같다. 하지만 결과가 허무하다고 해서 그 사람의 일을 외면해버리면 과연 괴롭지 않을까? 해도 걱정, 안 해도 걱정이라면 차라리 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최소한 나는 그 사람들에게 절실했던 거니까,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았을 때 내가 줬던 것들엔 전혀 후회가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