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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맨
눈 내리던 어느 날 눈이 온다는 핑계로 네게 연락을 하고 싶었다. 아마 네게 연락을 할 수 있는 내 마지막 핑곗거리가 될 것이다. 눈이 내리는 장면을 바라보는 걸 좋아하던 너라서. 눈이 내릴 때면 항상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지켜보던 너라서. 네게 눈이 온다는 핑계로 연락하고 싶었다. 그렇게 내 마지막 핑곗거리는 정말로 마지막이 되었고, 눈이 오는 날이면 또다시 네 전화번호를 보면서 눈처럼 녹아내린다.
시
2017. 12. 22. 15:10
회피하지 마라, 그대 피하지 마라, 그래 사람이 가장 무섭긴 해도 가장 다정하기도 하다. 상처가 자꾸만 앞을 가리는가. 자꾸 남들의 향을 맡고 겁을 내는가. 눈을 뜨지도 못하고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주눅 드는가. 가질 수 없는 것들을 원하고 있지는 않는가. 저 먼 세계에서 걸어 다닐 생각을 하느라 그대가 지금 밟고 서 있는 이 땅을 소홀히 여기지는 않는가. 사랑을 회피하지 마라. 사람에게서 떠나가려고 하지 마라. 당신에게 다가오는 설렘도 제대로 보관하지 못하면서 과연 먼 미래에 누군가를 품을 수 있을까.
시
2017. 12. 18. 13:13